파지를 줍습니다. 희망을 줍습니다.
파지를 줍습니다. 희망을 줍습니다.
  • 이헌승 기자
  • 승인 2013.07.01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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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9시부터 저녁까지 파지 줍는 지적장애 3급 23살 김병우 군

아침9시부터 점심도 먹지않고
저녁까지 파지를 줍는 지적장애 3급 23살 김병우 군




희망세상만들기 프로젝트


[희망인터뷰] 이헌승 기자 =화곡동의 한 동네 지나가다 복잡한 2차선 도로에서
한쪽 차선을 그대로 막고 파지를 줍는 젊은 친구를 발견했다.
뒤에선 차들이 빵빵,,대고.있는대도 .이 친구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파지에 붙은 테이프를 떼며. 박스를 접고 있다.


뒤쪽에 차들은 열을 받은듯..씩!씩!..대며, 그 친구에게
한소리씩 하며 지나간다.




"야!! 비켜..! 뒤에 안보여!! 차막히는거.!!
"인도로 다녀!




인도로 지나던 사람들은 이상하게 쳐다본다.
왜 멀정한 청년이 길을 안 비켜주고 저러고 있나 ..
힐끗 손가락질하며 멀찌감치 피해 간다



파지를 줍고잇는 병우군





반사적으로 그 친구에게 다가갔다.


왜 저렇게 위험한 도로쪽으로 다니는걸까?


가까이 가보니..이랬다.



파지를 실은 곳은 리어커도 아니고,
주부들이 시장을 볼때 쓰는 작은 카트.
너무 많은 양의 파지를 실어서 인지..
인도로 다닐수도, 올라갈수 없는 상태의 무게인듯 보인다.


인도로 다니다보면 장애물도 많고, 블록들도 있어,
힘들었던 모양인걸로 보인다.




근데 많은 사람들의 따가운 말투와 시선에도
그 친구는 너무 태연히 파지를 정리하는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마른몸이지만 아주 멀쩡해 보이는 모습.
그래서 다가가서. 그 젊은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좀 밀어줄까요?"



아무 대답도 없는 친구..





전 그저 뒷차들을 수신호로 조금씩 정리하며
몇몇차를 보내고 정리한후, 그 친구의 카트를 뒤에서 밀며,
2백미터즘 움직인후, 그에게 다시한번 말을 건냈다.




"이동네 사세요? 어디 살아요?"




"(먼곳을 가르키며) 저기요.."




첫마디를 듣는 순간, 이 친구가 장애가 있음을 알수 있다.
묻는 말에 대답은 잘 했다.


이름도 서로 교환하고, 핸드폰은 없고, 집전화번호를 어렵게 말하는 청년.




"23살? 어.. 내가 형이네"


"말 편하게 하께,, 형 나이 많아..병우야(가명).."



대화해보니.거의 10살미만의 어린이와 얘기하는 느낌.



화곡동에 사는 병우군...친구..23살..



말하는 내내 너무 기운이 없어 보이고, 힘들어 보인다.
무거운 파지를 작은 커트에 싣고 꽤 오랫동안 걸었는지,
얼굴이 창백해 보였다. 땀도 많이 흘리고..


난 계속 말을 이어 나간다.



대답을 한 템포씩 늦게 이해하고, 대답하면서도
정신은 온통 파지에 쏠려 있다.


그런 중에도 길건너편 쓰레기통옆에 파지를 보곤
정신없이 그쪽으로 서둘러 가려한다.



차는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


동네에서 파지 줍는것도 경쟁이다보니 마음이 급한 모양이다.
차가 빠르게 지나다니는 차도를..
그대로 뛰어가려는 병호군..




'무엇이.. 이 친구를 이렇게 파지에 집중시키는걸까?'




작은 2차선도로지만 내리막길이라..차들이 제법 속력을 내는곳이다.


전 병우군를 잡고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
신호등을 확인하고 건너편에 갔다가, 파지를 주워서
병우군 에게 가져다 준다.
가져다주자마자. 바로 박스의 테이프를 떼고 정리를 시작.





밥은 먹었어요?




고개를 좌우로..흐드는 병우군.


매우 지친 기색이,




"몇시부터 나왔어요?"




대답이 없는 병우..


그렇게 2~3분 분 얘기하다..갑자기




"안녕히 계세요...,,아빠....가께요"






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고. 다음에 또 만나자는 기약을 하고
서로 인사를 하곤 돌아서야만 했다.
파지를 찾는데 정신이 팔린 병우군은


그대로 언덕너머길위로 여전히 차도로 힘겹게 걸음을 한걸음 한걸음 땠다.



병우군을 가는 모습을 보며. 제일 걱정 되었던건 차로 인한 사고였다.


안되겠다싶어서, 병우군가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며,


조금전 병우군에게 받은 집 전화번호로 전화했다.




"(힘이 없는 노인목소리) 여보세요?" 누구세요?




"병우군 아버지씨죠?"




아버지와 함께 산다는 병호군에 들은 얘기로 얘기를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나의 소개도 하고, 지나가다가 병우군을 봤다고 얘기드렸습니다.




"병우군이 너무 열심히 파지를 줍는 모습이 멋져서
집에 오면 칭찬 꼭 해주세요..아버님, 대단한 아드님이네요"




"아 고맙습니다. 걔 아침 9시부터나가서 점심시간에 집에도 안들어와서,
아직 밖에서 안돌아와서 걱정이었는데, 전화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 배고플텐데.. 그놈..


아침8시에 밥먹었는데..점심도 못먹고.."




20여분정도 병우군의 아버지와의 통화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 병우군 집으로 향했다.



병우군 형의 파지줍는 리어커




아버지는 과일가게에서 일하시다가 허리를 다친후
일을 전혀 못하시고 거동이 힘든 상태이다.



어머니는 고향쪽인 전남 해남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하신지 23년째.


병우의 친형 또한 지적장애, 역시 파지를 줍는 일을 하고 있다.



병우군도 매일 형과 다른지역을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점심도 먹지않고 파지를 줍는다.


또한 정부의 지원도 제대로 받지못한다고 한다.
아버지가 비장애인이라 동사무소에 신청해놨는데 아직 소식도 없다.


참 안타깝고 어려운 상황이다.






파지가격 아세요?



최근 파지가격을 알아봤다.
시세의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현재 1킬로그램당 70원 이라고 한다.


20키로그램 주워도 고물상에 1400원.
하루종일 주워도 2~3천원..


그것도 요즘은 전문적으로 차를 이용해서 사업형태로 하시는 분들이 많다.
병우같은 친구들은 하루에 천원도 벌기 힘들다.


저렇게 막무가내로 도로를 다니니, 교통사고의 위험까지 있다.


참 어렵고 암담한 현실이다.
힘든 사람에게는 얼마나 힘든 세상인지...

주워온 옷을 차곡차곡 정리해둔 신발장



옷은 한번도 아직 사본적이 없다.


모두 주워 입는다.


반찬은 쌀과 김치가 전부다. 그것에도 감사한다.



반지하라 여름이되면 곰팡이 냄새가 심하다.


문은 항상 열어둬야 한다.


겨울은 냄새가 나도, 열지 못하는 현실이 더 힘들다고 한다.



어릴적 두형제는 간질과 발작, 경기 증세가 심해 제대로 약을 못먹여


장애가 생겼다.




형은 그래도 엄마 젖은 2년은 먹었고, 돌봄을 받아 장애의 상태가 나쁘지 않지만.


동생 병우군은 태어나서 엄마 젖을 한번도 못 먹어봤다.


엄마는 병우가 태어나고, 바로 정신병원에 가시고, 병우는 할머니의 손에서 컸다.


너무 가난했다.



할머니가 쌀떠물을 젖병에 담아 먹이면서, 간신히 병우를 키웠다.


우유를 먹어본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병우는 유난히 야위었다.




하지만 이런곳, 이런상황에서도 희망은 있다.



아버지에게 희망을 물어봤다.



"그저 큰놈이 고정적인 직장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큰놈은 그래도 둘째보다 똑똑해서 세차장에서도 일했는데... 잘렸어요"


"근데 힘이 좋아서 일을 잘해요"



옆에 말없이 있던 맏이형은 음식점에서도 일해본적이 있다고 아버지말을 거든다.



아버지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둘째 병우는 밖에나가는걸 좋아하는데..


그저 밖으로 너무 많이 돌아다니면 위험하니까,


항상 차 조심히 다니고, 건강히 살았으면 좋겠다."


라고 희망을 전했다.



아버지의 몸이 빨리 완쾌도길 빌어본다.



평생 함께 살을 부딪치며 살아가야 할 세남자의 희망,


그건 그저 60~70만원짜리 고정 직장이었고.


장애인 아들의 건강이었다.




당신의 희망을 응원합니다.


희망세상만들기 프로젝트


[희망인터뷰]


이헌승 기자


cocl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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