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청이 대구수돗물에서 발견된 과불화화합물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지만 대구시민들의 수돗물 불안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시내 곳곳에서는 마트에 진열되어 있던 생수꾸러미들이 동이 나고 결국 품기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가정에서 사용하는 정수기에 대한 논란까지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22일 “과불화화합물이 발암물질은 아니다”라며 “ 배출원도 찾아내 이미 차단 조치를 마쳤다”고 안심시켰다. 대구시도 급히 언론 브리핑을 통해 시민들이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독려하고 나섰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그치지 않고 있다.
이날 하루 종일 포털 검색어엔 가수 거미와 대구 수돗물이 번갈아가며 검색 1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시민들의 청원이 도배를 할 정도로 극도의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이날 70여건의 청원글이 올랐다.
환경부는 이날 시민들이 극도로 불안해하자 대구시와 긴급 협의에 나서는 가 하면 논란이 된 항목에 대한 입장을 재빠르게 전했다. 환경부는 “낙동강 수계에서 검출된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을 먹는 물 수질 기준 농도로 설정한 국가는 없다. 일부 국가만이 설정이 아닌 권고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을 뿐”이라며 “검출 수준은 외국 권고 기준과 전문가 의견을 고려할 때 건강상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나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저감 조치를 실시했다 ”고 안심시켰다.
환경부는 또 “낙동강 수계 전수조사 결과 구미하수처리구역 사업장 3곳에서 해당 물질을 흘려보낸 사실을 확인했고 이미 12일 해당 사업장에서 원인 물질을 배출하지 않도록 조치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환경부는 "과불화헥산술폰산은 시민들이 알고 있는 발암물질로 지정된 항목이 아니다"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물질로 지정된 항목은 과불화화합물 중 과불화옥탄산(PFOA) 한 항목으로, 해당 물질의 우리나라 검출 수준은 외국 권고 기준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말 대형마트들이 대부분 휴무를 하기 때문에 23일 주말용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은 더 많았다. 그리고 그들의 카트에는 생수 꾸러미가 2~3개씩은 꼭 실려 있었다.
이런 가운데서 정수기 물은 안전한지에 대한 의문도 일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과불화헥산술폰산은 낙동강 원수에서는 리터당 169.6㎍, 정수가 되어 공급되고 있는 수돗물에서는 165.6㎍이 검출됐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정수기 물을 사용하긴 하지만 끓여도 소용없다는 소문에, 정수기 물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가 없어 안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수기 업체 및 대구시와 환경부의 이에 대한 정밀한 검사 결과 발표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