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2 재건축 구역 철거민 사망 사건…지자체가 책임져야”
“아현2 재건축 구역 철거민 사망 사건…지자체가 책임져야”
  • 심재영 기자
  • 승인 2018.12.0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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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집행 쫓겨난 30대 철거민 사망…"국가가 죽였다" 규탄
- 빈민해방실천연대 아현2구역 사태 두고 “철거민 죽음은 사회적 타살”
빈민해방실천연대와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빈민해방실천연대와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추운 겨울에 쫓겨나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갈 곳도 없습니다. 저는 이대로 죽더라도 어머니가 걱정입니다"

이달 4일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울 마포구 아현동 철거민 박준경씨(37) 유서가 공개됐다. 

빈민해방실천연대와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5일 서울 마포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씨 유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유서에서 박씨는 "아현동 572-XXX호에 어머니와 살고 있었는데 3번의 강제집행으로 모두 뺏기고 (남은 것은) 이 가방 하나가 전부"라고 밝혔다.

박씨는 "추운 겨울에 씻지도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갈 곳도 없다"며 "3일간 추운 겨울을 길에서 보냈고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다"고 적었다. 

또 박씨는 "저는 이렇게 죽더라도 어머니께서는 고생하시며 투쟁 중이라 걱정"이라며 "어머니께는 임대아파트를 드려서 저와 같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 적었다.

박씨는 "못난 아들 먼저 가게 돼 또 한번 불효한다"며 "어머니가 안정적 생활을 하시길 바란다"고 유서를 끝맺었다. 

이날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박씨는 전날 오전 11시35분쯤 양화대교와 성산대교 사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이달 3일 오전 11시쯤 마포구 망원 유수지에 옷 가방 등과 유서를 남긴 뒤 사라져 한강경찰대가 수색 작업을 벌여왔다. 

빈민해방실천연대에 따르면 아현2구역 세입자였던 박씨는 지난달 말 모친과 세 들어 살던 집에서 강제집행으로 나온 뒤 노숙을 해왔다.

아현2구역은 2016년 6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뒤 재개발 사업이 진행돼 올해 8월부터 현재까지 총 24차례의 강제집행이 이뤄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박씨 어머니도 발언했다. 어머니 박천희씨(60)는 "아들이 지난달에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나는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면 피아노를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며 "우리 아들이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울먹였다.

어머니 박씨는 "우리 아들은 나의 전부였다, 임대주택도 필요 없으니까 내 아들만 다시 살아오게 해달라"며 "아들이 내 꿈이었고, 내 전부였고, 내가 전부를 다 잃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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