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를 들고 직접 길거리 청소에 나선 통장이 있어 화제다.
다름 아닌 마포구 도화동 18통 이병호 통장이다. 이 통장은 하루를 청소로 시작해서 청소로 마무리 한다.
동네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빗자루를 들고 나타난다. 이 통장이 한 번 다녀가면 주변이 훤해지는 느낌이다. 본업이 따로 있지만 도화동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곳이 담배꽁초나 휴지는 물론 가래침으로 더럽혀진 것을 보고 빗자루를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3번 출구 앞에는 작은 쉼터가 하나 있다. 커다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고 벤치가 놓여 있어 누구나 쉬고 가거나 만남의 장소로 많이 이용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자리니만큼 청소가 끝나기 무섭게 금방 담배꽁초나 휴지가 밟힌다. 마포구청에는 인력이 모자라 이런 쉼터까지 청소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이 통장이 직접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조그만 쉼터라도 쾌적함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통장이란 직책이 본래 권한도 없이 봉사정신과 책임감만 요구되는 자리다. 주민센터와 함께 처리해야 하는 일만 해도 벅차고 봉사해야 하는 곳도 많아 이렇게 청소를 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통장은 “특별한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깨끗한 곳에서 편히 쉬어가는 분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우리 동네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도 계속 청소 봉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통장이 한참 청소를 하고 있을 때 도화동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나이 지긋하신 동네 주민 한 분이 이 통장을 알아봤다. 매일 같이 이 통장이 청소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한 주민은 “내가 여기서 오랫동안 살았지만 통장이 직접 나서서 이렇게 청소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 여기가 이렇게 깨끗한 게 다 이 사람이 청소해서 그런 거야”라고 전했다.
청소를 하는 내내 이 통장의 얼굴에는 진지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누구보다 도화동을 아끼고 사랑하는 듯한 미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