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들의 공공활동, 왜 한국에선 환영 받지 못할까
성소수자들의 공공활동, 왜 한국에선 환영 받지 못할까
  • 정준영 기자
  • 승인 2022.05.18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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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이어버드'
영화 '파이어버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파이어버드(fIREBIRD)가 최근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세르게이 페티소브의 회고록 ‘더 스토리 오브 로마’를 바탕으로 에스토니아와 영국의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만든 성소수자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 영화는 오스틴 게이 및 레즈비언 국제 영화제, 샌디에이고의 FilmOut, 샌프란시스코의 Frameline, 플로리다의 Key West Film Festival 등에서 영화상을 수상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서는 현대시대 러시아에서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그들의 지속적인 인권 투쟁을 상기시키는 문구가 삽입됐다. ‘121조는 1993년에 무효가 됐다. 2013년에 러시아는 ’동성애 선전‘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률을 제정했다’라는 문구다.

러시아는 성소수자들과의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전 KGB 장교였던 푸틴은 아동을 동성애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퀴어 청소년을 괴롭히는 행위와 퀴어 동포에 대한 증오 범죄를 효과적으로 선동한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법을 제정했다. 해당 법은 2017년 유럽인권재판소에서 차별적이라고 판결했다.

성소수자들의 싸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서도 18일 성 소수자라는 이유로 공공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국내서도 퀴어 활동 반대 의견 거세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2-1 민사부(부장판사 박성규)는 성 소수자 인권단체 퀴어여성네트워크 활동가들이 동대문구청과 동대문구 시설관리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지난해 8월 1심에서 내려진 원고 패소 판결을 뒤집은 것으로, 구청과 공단이 퀴어여성네트워크에 500만원, 활동가 4명에게 100만원씩 모두 900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앞서 퀴어여성네트워크는 2017년 제1회 '퀴어여성 생활체육대회'를 열기 위해 동대문 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동대문체육관 대관을 허가받았다.

성소수자들의 권리는 각 나라마다 크게 다르다. 동성결혼 또는 시민결합이 가능한 국가가 있는 반면, 동성애로 사형이 가능한 국가가 있다. LGBT의 권리는 여러 곳에서 인권으로 간주된다.

2007년 대한민국에서는 응답자의 20%가 동성애를 사회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2013년 이러한 응답자의 비율은 두 배로 늘어났다.

아르헨티나, 칠레, 미국, 호주, 인도와 많은 서유럽 국가에서도 대중의 태도가 유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보다 엄격하게 동성애를 반대하는 법안을 만드는 국가도 있다. 동성간 관계가 불법으로 남아 있는 국가는 69개국이다. 지난 금요일 케냐 고등법원에서도 동성간 성관계를 금지하는 법안을 옹호하는 판결이 나왔다.

반면 가나에서는 동성애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기류가 더 강해지고 있다. 2013년에 가나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6%는 사회가 동성애를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퀴어 축제 아웃페스트
퀴어 축제 아웃페스트

퀴어 축제는 이제 동성애를 반대하느냐, 찬성하느냐를 넘어 인권의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이에 각 지방 단체들에서도 퀴어 축제에 개최에 대한 조직의 활성화 등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퀴어 축제 이전에 지방도시에 존재하던 기존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내부 결속을 위한 구심점으로서는 역할을 했으나, 짧은 지속성과 폐쇄성으로 인해 다양성을 도시의 정치적 의제로 확장시키는 데에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대구와 부산은 각각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광역권의 중심 도시로 90년대와 2000년대에 지역 성소수자 단체를 설립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실제 단체를 설립하는 성과가 있었으나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이러한 지역을 포괄하는 조직의 부재 시, 지역의 거점대학에서 조직된 성소수자 모임이 주요 구심점으로 기능했다.

대구경북성소수자인권모임은 2005년에 출범하였으나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3년 후 활동을 마감했다. 한편, 2000년대에 창설된 경북대 성소수자 인권모임 키반스(KIVANS)가 대구에 거주하는 다른 대학교의 학생들까지 받아들이면서 대구·경북 지역의 주요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역할을 했다.

부산은 90년대와 2000년대 중반까지 지역의 당사자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단체들을 갖고 있었으나, 운영의 어려움으로 2006년 부산여성성적소수자인권센터가 해소된 후 2013년 부산대학교 성소수자 인권동아리 QIP가 만들어지기까지 공백 기간이 있었다.

제주지역에는 90년대에 레즈비언 커뮤니티가 존재했다고 하나,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에 성소수자 동아리 클로짓(QLOSET)과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제주에서 활동하는 성소수자 단체는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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