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조사] 세금으로 운영되는 노숙자 쉼터
[현장 조사] 세금으로 운영되는 노숙자 쉼터
  • 김재현 기자
  • 승인 2022.06.22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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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숙 등을 예방하고, 노숙인 등의 권익을 보장하며, 보호와 재활 및 자활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여 노숙인 등의 사회복귀 및 복지를 향상시킬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노숙인 등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적절한 주거와 보호 등을 제공받을 수 있고, 2019년 신설된 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성별 특성을 고려하여 노숙인 등을 위한 지원사업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령이 정해지기 이전에 충북 청주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1999년 3월 노숙자 쉼터를 개소했다. 국고와 자체부담으로 지어진 만큼 지역 내 사회적 활동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곳의 특이점은 단순 노숙자 수용시설이 아니라, 재취업을 지원하는 성격으로 운영되는 곳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운영비 부담이 높고, 보조비 외에 사업비 등에 대해서는 국가나 지자체의 보조가 부족해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중소도시의 노숙자 쉼터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시민이나 국민들의 관심은 부족해 지원이 절실하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본지에 “실질적으로 노숙자의 자활과 자립을 돕는 이러한 기구들에는 확실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가 예산이 더 많이 사용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글래스고 노숙자 쉼터로 운영 중인 퀸즈파크호텔
글래스고 노숙자 쉼터로 운영 중인 퀸즈파크호텔

그런데 해외에서는 이보다 더한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최근 노숙자 쉼터가 개방형 감옥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쉼터는 우리나라와 달리 노숙자를 수용하기 위해 연간 최대 백만 파운드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의무는 소홀히 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난 받고 있다.

글래스고에 있는 퀸즈파크호텔이 그곳이다. 이 곳에서는 시의회에 1인실에 한달 1400유로를 받고 청구하고 있다. 노숙자 부부의 경우 1인당 월 2800파운드를 받고, 초라한 더블룸을 제공한다. 방에는 의자, 침대, 부서진 서랍장, 벽에 걸린 TV, 욕실이 딸린 샤워실이 있다.

이 정도 돈이면 글래스고에서 가장 유명한 곳인 파크 서커스(Park Circus)에 있는 호화로운 호텔에서 침실 3개, 욕실 2개인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는 돈이다.

지난 달 이 호텔은 55개의 객실에서 57명의 노숙자 손님을 수용했다. 남성 44명, 여성 13명으로 대부분이 지역 노숙자였다. 호텔이 받은 총 수익은 한화 약 15억 2천만원에 달했다.

퀸즈파크호텔 거주자는 “더러운 싱글룸에 더러운 매트리스가 있고, 비위생적인 카펫에 수리가 되지 않은 변기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텔은 좁은 방에 세면대가 있고, 사람들은 공용 샤워시설에서 빨래 등을 해결하고 있다. 사진=데일리 레코드
호텔은 좁은 방에 세면대가 있고, 사람들은 공용 샤워시설에서 빨래 등을 해결하고 있다. 사진=데일리 레코드

지자체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곳 객실에는 전자레인지 외에 취사도구가 없고 세탁시설도 없었다. 세탁소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거주자들은 12개의 공용 욕실에서 몸을 씻고 설거지를 했다. 냉장고도 없어 버터와 우유 등 부패하기 쉬운 음식은 창틀에 보관해야 했다.

호텔 요금에는 콘플레이크 또는 라이스 크리스피 35g, 비스킷 3개, 농축 과일 주스, 티백 및 인스턴트 커피 1컵 파우치, 우유 작은 팩 등으로 구성된 조식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 점심은 매일 같은 케이크 한 조각, 농축 사과 주스 작은 팩, 칩 한 봉지, 사과 및 다양한 샌드위치이며, 저녁은 제공되지 않아 값싼 정크 푸드로 생존해야 했다.

게다가 이 호텔은 주민들이 점심을 밖에서 먹는 것을 금지했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객실이 취소돼 쫓겨나게 된다. 호텔 주변에서는 서로 대화도 허용되지 않고, 친구 등을 데려오려면 미리 허가를 받아야 했다.

이에 대해 주변 주택가의 이웃들이 먼저 이 노숙자 호텔 거주자의 복지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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