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미국 천연가스의 최대 수입국 한국, 탈탄소 가능한가
[취재수첩]미국 천연가스의 최대 수입국 한국, 탈탄소 가능한가
  • 박상규 기자
  • 승인 2023.02.0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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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LNG터미널 전경. 한국가스공사
인천LNG터미널 전경. 한국가스공사

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올 때, 상공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땅에서 곧게 솟아 있는 초록색의 탱크들이다. 인천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LNG 수입 터미널이다. 인천공항 바로 남쪽에 위치한 이 인공 곶은 가느다란 ㄴ자 모양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돼 있고, 맽 끝으로 가면 축구장 3배 정도의 커다란 배 한 척이 부두에 묶여 있다. 군청색의 선제에는 단 3개의 흰색 글자가 박혀 있다. 'L N G'라는 글자다.

이곳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터미널이다. LNG는 올해 미국에서 엄청나게 수입하게 될 화석연료다. 세계 14위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의 생명줄이기도 하다.

LNG는 지난 40년 동안 한국의 성장에 연료를 공급한 탄화수소 양조에서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어 왔다. 이를 이용해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한국 사회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수출하는 산업 강국으로 성장했으며, 더 이 상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지만은 않는다.

한국은 철강에서 SUV, 마이크로칩에서 선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며 이제 세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선진국이 됐다. 대략 지난 반년 동안 점점 더 많은 미국산 LNG를 수입했다. 2016 년 2월 이후,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셰니어 에너지 소유의 루이지애나주 카메론 패리쉬의 사빈패스 공장에서 첫 번째 LNG를 수입했다. 당시 한국은 지구 상에서 미국 LNG를 사용하는 최대 국가가 됐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대부분의 미국산 LNG는 인천으로 간다. 인천 LNG 터미널은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고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에는 36시간마다, 여름철에는 격일로 탱커를 배출한다. 이 터미널과 해안을 따라 있는 4개의 다른 LNG 수입 터미널은 정부가 운영하는 '한국가스공사'가 맡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전 세계에서 연료를 운반하기 위해 30척의 LNG 탱커를 만들었고, 다년간 운영한다. 그 중 6척이 미국 사빈 패스에서 LNG를 운반만 한다. 이 터미널에 정박하면 화물이 배에서 빠져 나오기까지 약 16 시간이 걸린다.  사빈 패스의 일반적인 유조선은 여름에는 약 24 시간, 겨울에는 약 10 시간 동안 한국의 총 LNG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의 연료를 싣고 있다. 이는 일반인이 거의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규모다.

문제는 탄소중립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화석 연료인 석탄을 천연 가스로 전환하는 것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핵심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넷제로 목표를 위해 이번 세기 중반까지 각 국가들은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에 처해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석탄 사용량은 감소하고 있다. 훨씬 더 작은 기반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가 증가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천연 가스가 지구를 악화시키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자체 탄소 배출을 제로화 해야 한다. 

탄소 배출에는 천연 가스가 연소될 때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와 천연 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이 포함된다. 천연 가스가 가스 시스템을 통해 공기 중으로 직접 방출될 때 대기 중으로 탄소가 배출된다. 메탄은 하늘로 날아간 후 처음 20년 동안 이산화탄소보다 대기에 약 80배 더 많이 머무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메탄은 단기적으로 기후 행동의 중요한 목표가 된다. 게다가 천연가스의 공급망 발생은 생산국인 루이지애나에서 소비국인 한국까지 이동하는 동안에 발생하기 때문에 그 규모도 엄청나다.

현재 정책과 시장 추세가 지속된다면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천연가스에서 발생하는 연소 관련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1년 21% 에서 2050년에는 24%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LNG를 사용하는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그보다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에는 2030년까지 증가량의 절반이 미국에서 발생한다는 보고서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우리나라는 캐나다보다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아 전 세계 9위를 차지하고 있다. 탈탄소화를 위해 현재의 화석 연료 시스템을 개선해 배출 감소를 시도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비효율적인 LNG 탱커와 새는 가스 파이프라인을 고치거나 교체하는 것도 함께 고려해야 할 문제다.

이러한 과정은 엄청난 비용이 들수밖에 없고, 그럼에도 매우 작은 변화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아직 달성하지 못한 탄소 포집 및 저장과 청정에너지인 수소 연료를 늘리는 기술 혁신에 크게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 또 바뀌면서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목표를 잠정적으로 처로히했고,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해 '비현실적이고 돈낭비'라고 비난했다. 여전히 한국의 탈탄소 프로젝트는 희미한 비전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구상에 LNG 탈탄소화가 필요한 곳이 단 1곳이고, 그것이 거의 불가능한 곳도 단 1곳이라면 그것은 한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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