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한국 망명 신청한 러시아인 2명, 한국인도 망명한다.
[취재수첩] 한국 망명 신청한 러시아인 2명, 한국인도 망명한다.
  • 박종찬 기자
  • 승인 2023.02.15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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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기 위해, 러시아인 3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국에 망명 신청을 한 것이다. 러시아에 있는 가족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익명을 요구한 이들 3명의 러시아인들은 한국의 보호를 받고 싶어 했다.

하지만 한국의 망명 신청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월드데이터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1년까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망명 신청을 했다. 하지만 망명을 받아들이는 건수는 그야말로 코끼리 바늘구멍 통과하기였다.

한국법원은 이번 러시아인 3인의 망명 신청 중 2명의 망명을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인근 인천국제공항에 갇혀 있던 두 사람은 입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망명 절차 자체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2000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 망명 신청자들. 붉은색은 망명 거부자 수다. 자료=월드데이터
2000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 망명 신청자들. 붉은색은 망명 거부자 수다. 자료=월드데이터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2021년 한국에서 망명 신청자의 약 1%인 114명만이 보호를 받게 됐다. 월드데이터에서는 가장 많이 한국에 망명 신청을 요청한 이들은 중국인이었다. 총 301명이 신청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인도 등에서도 망명 신청을 했으나 수락률은 0%에 수렴했다. 이집트에서 신청한 망명 건수 117건 중에서는 28건이 수락됐고, 파키스탄인 망명 신청 131건 중에서는 5건만 수락됐다.

아프가니스탄과 부룬디에서 온 난민의 경우에만 100%의 수락률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 법원은 세 번째 러시아 시민의 유사한 요청은 거부했다. 이 러시아인은 법원의 결정에 항소할 수 있지만 단지 생활은 계속 공항에서 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30만 명을 부분 동원하겠다고 발표하자 수천 명의 러시아인들이 러시아군 징집을 피하기 위해 나라를 떠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러시아인 3명을 대리한 이종찬 변호사는 “두 사람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환영하지만, 나머지 한 명의 요청을 기각한 것은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조국이 시작한 전쟁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잃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난민 지위를 신청할 권리를 얻는 데만 4개월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망명 신청을 허가 받은 러시아인 두 사람은 몇 달 간의 공항 체류를 끝내고 한국에 정착하면서 몇 년이 걸릴 수 있는 망명 인정 절차를 밟게 된다.

세 번째 러시아인은 항소할 권리가 있지만 그 동안 공항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불편함이 따른다.

한국은 난민에 관한 국제 협약을 따르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매년 소수의 망명 신청자를 받아들이고 있다.

지자체뉴스 취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다른 나라에 난민 망명 신청을 한다.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인들은 총 156건의 망명 신청을 했다. 망명 신청을 한 국가는 호주, 미국, 네덜란드, 캐나다, 핀란드 등 5개국이었다. 이들 중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진 곳은 캐나다 뿐이다.

한편, 2015년 기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이주민은 총 1,327,324명이다. 이들은 모두 한국에 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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