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완주 구재마을과 삼방사 갈등, 17년째라고요?
[취재수첩]완주 구재마을과 삼방사 갈등, 17년째라고요?
  • 장순배 기자
  • 승인 2023.05.0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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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에 위치한 대승불교단체 삼방사가 지난 2일 서울 감사원 앞에서 '전북 완주군의 부당 행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삼방사는 '완주군의 부당한 행정으로 하루아침에 사라진 도로 문제로 주민들과 신도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피해 사실들을 발표했다.

삼방사에 따르면 완주군은 일제강점기부터 2017년까지 수십 년에 달하는 세월 동안 주민들이 문제없이 사용하던 현황도로 인근에 총 9건의 건축 인허가를 내어줬다.

삼방사도 건축허가를 받아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현황도로 소유자가 군에 민원을 넣기 시작했고, 완주군은 토착민인 도로 소유자의 손을 들어주며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오게 했다. 또한 삼방사는 소유자가 사찰에 도로와 근처 땅을 매입하라는 요구도 했다고 주장했다.

사찰 측은 "3차 건축설계 변경허가가 불허되어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라며, "군은 도로 옆에 국유도로 복구 요청도 들어주지 않는다. 결국 4년간 공사가 중단되면서 입은 피해만 30억에 달한다"고 호소했다.

지자체뉴스 취재에 따르면 경천면 구재마을과 대승불교 양우회 삼방사는 약 17여년간 갈등을 겪고 있다. 삼방사를 막고 있는 대문과 삼방사 내 혐오시설 건축, 신흥 계곡 훼손 등에 대한 문제 등이 원인이다.

양 측의 갈등은 지난 2021년 상생 협약식을 체결하며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실상은 협약식이 일부 주민들만 참여했다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지역주민 A씨는 "당시 협약식에는 마을 이장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방사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신흥계곡 입구 구재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완주자연지킴이 연대도 포함됐다. 완주자연지킴이 연대는 "구재마을 이장님이 자연을 사랑하는 분이어서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계곡은 이미 사유화가 진행되고, 보존도 되지 못한 채로 망가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흥계곡 불법 공사 현장에 중장비가 투입돼 있다.

이같은 주장이 나온 것은 삼방사가 진행한 계곡 불법 공사 때문이다. 삼방사는 신흥계곡 상단부에 있는 산 속의 밭에 중장비를 투입해 돌담을 쌓는 행위를 하다 2022년 경찰에 고발조치를 당했다. 당시 군청은 불법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삼방사는 "신도가 도라지 농사를 지으려고 평탄 작업을 했던 것"이라고 호도했지만 지자체 측은 "허가 없이 공사를 계속하는 것은 법에 어긋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도로 사용과 관련해 구재마을 측은 "마을에서 신흥천을 지나는 교량이 위태롭다. 공사를 한다면서 기준치를 훌쩍 넘는 대형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어서 시비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군청에서 시비가 없도록 마을 우회도로를 만드는 것도 고민해 보시라"고 요청했다.

반면 삼방사에 대해 호의적인 주민들도 적지 않다. 주민들 중 일부는 "삼방사가 마을과 함께 상생 봉사 활동도 하고, 어른들 건강관리나 폐기물 치우는 것 등을 도와주기도 한다"면서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하다. 법에 저촉되지 않고, 서로에게 큰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같은 지역사회에서 살면서 함께 웃고 지내는 것이 좋지 않겠나"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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