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현장] MZ 감성 지자체 유튜브 채널, 어디까지 갈까요?
[지자체 현장] MZ 감성 지자체 유튜브 채널, 어디까지 갈까요?
  • 박상규 기자
  • 승인 2023.05.30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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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충주시 채널 화면 갈무리
유튜브 충주시 채널 화면 갈무리

"아 시장 바꾸라고, 시장"

전화를 건 젊은 남성이 반말로 공무원에게 신경질스럽게 내뱉는 말입니다. 바로 다음에 전화를 받은 시장이 친절하게 민원을 듣습니다. 영상 자체도 재미있지만, 주요 연기자인 남성의 이미지와 찰떡같은 민원인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냅니다. 주인공은 충청북도 충주시의 유튜브 채널을 맡은 올해 36세인 김선태 주무관입니다.

유튜브를 통해 젊은 층의 취향을 반영하고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지자체가 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주로 형식적인 홍보 및 정책 영상을 제작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하나의 세대로 묶어 부르는 용어인 MZ세대에 어필하기 위해 보다 다양한 형식의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초구 유튜브 채널도 우스꽝스러운 홍보 영상을 제작했고, 이미 구독자는 5000명을 넘겼습니다. 영상을 틀면 광고도 나옵니다.

서초구 유튜브 채널
서초구 유튜브 채널

충주시 유튜브 채널은 전에 없이 창의적이고 유머러스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지자체 유튜브 채널들이 최근 이러한 트렌드를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지자체는 젊은 공무원이 콘텐츠의 창의적인 원동력이 된 사례입니다. 직접 영상에 출연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충주시 김선태 주무관은 2019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알린 '공무원 관짝춤(Coffin Dance)'을 포함해 200여 편의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밈으로 찍은 관짝춤 영상은 854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지자체에서 제작한 영상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수의 사람들이 본 것입니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현재 36.3만 명이 넘습니다. 이는 충주시 인구 21만 명은 물론 서울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 18만 3천여 명보다 두 배나 많은 수치입니다.

충주시의 발자취를 따라가기 위해 다른 지자체들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공무원들에게 또다른 일거리를 만들어 내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공무원사회의 특성상 영상 하나를 만들 때도 여러 단계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이 시청자들의 반발을 살 우려도 있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조회 수가 실적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생길 수 있습니다. 서울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J씨는 지자체뉴스에 "유튜브 영상 콘텐츠는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중점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부담감이 엄청날 것이다. 또 일로 콘텐츠를 생성하고, 승인을 받고, 또다시 시청률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면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지자체에서 유튜브 영상 제작 관련 일을 해본 적이 있다는 한 관계자는 "한 번 콘텐츠를 찍고 편집해서 올렸는데, 이후에 수정 요청이 7차례나 왔다. 업계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지자체 콘텐츠는 수정이 끝도 없다고 하더라"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새로운 영상 콘텐츠에 대한 지자체들의 고민,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조회수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면서 재미 있고 유익한 영상을 만든다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공무원들이 하는 고유의 일에 과도한 짐을 더 지우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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